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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심재경  ( 11.09.28 / 125.252.27.87 ) count : 4893
저는 성남에서 거주하는 45세의 남자입니다...
젊었을 때 (1988년으로 기억됨) 치질 수술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수술 후의 극심한 통증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처음 일주일은 죽었다 살아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8년간 (99년-07년) 영어권 나라에서 살았었는데, 그때도 치루로 고생을 좀 했습니다.
항문 부위의 고통을 영어로 표현한다는게 저한테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치루의 농을 제거하는 수술을 2번 받은적이 있었고,,,그때마다 수술 후 2주 정도는 불편한 삶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사실, 항문 부위에 농이 차서 붓는 질환이 치루라는 것도 2007년 한국에 돌아와서 알게 됐습니다.
다시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와서 치질 치료를 절감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상태가 심각함을 느끼고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지난 2-3년을 지지부진, 차일피일 미루면서 수술을 결심한게 뭐 대단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프면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관점에서는 병원에 발걸음을 재촉하지 못한 제가 많이 어리석었던 것이겠죠...
젊었을 때의 치질수술 후의 악몽같은 통증...
외국에서의 치루 수술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농만 빼고 2주동안 거즈로 그 부위를 채워놓을 때의 극심한 통증...
저에게는 항문부위의 치료라면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고통과 고생이라는 노이로제성 정신적인 거부감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때문에 지난 2-3년간 치질 치료를 미루었던게 아닌가 합니다.
However,
요즘에는 수술 후에 무통기를 달고 있어서 통증이 최소화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빨리 치료를 받고 싶었습니다. 과거의 수술 고통 경험과 현대의 무통 의술 간에 고민스런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어쨌든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인터넷 포탈 Daum을 통해서 성남(분당)의 항문외과를 검색했습니다.
처음 선택한 곳은 서현동에 있는 모 항문외과였습니다. 방문해서 진료받고 수술 날짜까지 잡았습니다.
그런데 뭐라 할까요...뭔가 느낌이 오지 않는다고 할까요...아무튼 저만의 사람 보는 촉감의 기준이 있는데 그 병원의 전체적인 인간적 느낌이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환자 입장에서는 다른 병원 알아보는 것도 귀찮고 다른데 가면 또 시간투자하고 진료비를 또 내야하고...기타등등...다른 병원을 선택하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찜찜하던 차에 수술 당일 오전에 그 병원에서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수술 전에 관장을 해야 하니까 1시간 일찍 오라고 하더군요.
저는 제가 배변을 하고 가면 안되냐고 물었고, 또한 진료 받을 때 왜 미리 관장 얘기를 해주지 않았냐고 정중하게 되물었습니다.
그 병원 직원 왈, 별 설명없이 그냥 관장해야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저는 관장의 경험이 없어서 관장이 두려웠고 그냥 싫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게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 병원의 느낌이 좋지 않았었는데 수술 예약 캔슬의 핑계거리가 생겨 났습니다...
1시간 정도 고민하다 다시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유료광고를 하지 않는 항문외과를 찾아보았습니다.
야탑의 '좋은 항외과'라는 곳이 눈에 들어 오더군요...웹사이트 내용 중에 관장할 필요없이 배변만 하고 수술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가끔 야탑 홈플러스에 가는데 그 부근에서 봤던 거 같기도 했고요...
결정적으로 최광호 원장님의 인상이 좋았습니다. 뭐라 할까?...그냥 편한 분 같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편하게 진료받고 치료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느낌!!!
곧바로 결심하고 서현의 모 병원에 전화해서 캔슬하고 '좋은 항외과'로 달려 갔습니다. 진료 받고 수술 날짜 잡고...제가 예상했던대로 편안했습니다. 병원 분위기는 아담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주었고, 최원장님도 나름 구수한 맛이 느껴지는 분이었습니다.
어제(9/27) 수술 받고 놀랐습니다. 통증이 전혀 없더군요...무통기의 위력이 대단했습니다. 젊었을 때 치질 수술받고 극심한 통증에 못이겨서 몰핀주사 억수로 맞았던 기억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또한 수술 전의 마취도 척추가 아닌 미추에 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두통이 있다거나 배뇨에 문제가 있지 않았습니다. 젊었을 때 치질 수술은 척추마취였는데 수술 후에는 배뇨를 못해 고추에 관을 꽂아서 오줌을 뺐던 기억과 함께 절로 웃음이 나오네요...
미추에 하는 마취주사가 아프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는데 걱정 안하셔도 될듯하네요...먼저 잠들게 하고 난 후에 미추마취를 하니까 자고 나면 모든게 끝나 있습니다. 아무런 통증 없이...
수술 후의 통증이 전혀 없는게 과장 아니냐고 의문부호를 달을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저의 대답은 확고합니다. 현재까지는 놀랄정도로 무통 그대로입니다.
수술 받고 1박 입원했는데 저녁에 전복죽 먹고서도 배가 많이 고프더군요. 사실 아침, 점심 모두 걸렀습니다. 그럴 필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공복에 수술 받고 싶었습니다.
당직 간호사에게 야식 시켜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야식 주문이 가능하지만 제가 아침점심 거른걸 아셨던 최원장님께서 퇴근전에 그 간호사에게 샌드위치를 준비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더군요.
태어나서 제일 맛있게 먹은 샌드위치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습니다.
오늘(9/28) 오전에 퇴원했습니다. 현재까지는 정말 무통입니다. 물론 며칠 후에 무통기를 제거하면 약간의 통증이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옛날의 극심한 통증을 경험했던 터라서 약간의 통증은 저에게는 별일도 아닐겁니다.
참고 삼아서 두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서현에 있는 항문외과에서는 입원 2박 기준(필요하면 하루 더 입원해서 3박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수술 총비용이 56만원이었습니다. 입원실은 1인1실 기준인데, 그것도 보장은 못한다고 하더군요. 경우에 따라서는 2인1실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치질환자끼리 함께 있는 건 정말 싫은데...)
'좋은 항외과'는 입원 1박 기준 1인1실(2인1실은 없는 거 같습니다) 29만원 내고 왔습니다. 원래 31만원인데 서현에서 피검사 받은걸 대체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정확하게 294,850원 지불했습니다.
둘째,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현대의 의술 전파속도로 볼때 출신학교와 상관없이 의사들의 기술력은 대동소이할 거 같습니다.
결국, 환자의 의사(병원) 선택은 휴머니즘과 엠퍼씨 (의사와 환자 간의 감정적 공유) 에 focus를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항문부위는 환자의 자존심과 수치심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부위라서 더욱더 휴머니즘 치료가 필요한 거 같습니다.
최광호 원장님 소탈하시고 인간적인 분 같습니다. 그래서 신뢰가 더 가더군요...질환부위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해 주시고 장사속을 보이지 않는 괜찮은 분 같습니다.
항문부위의 고통으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좋은 항외과' 최광호 원장님을 추천합니다.
끝으로, '좋은 항외과' 최원장님과 직원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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